보도자료
김환기 그림 ‘손으로, 코로, 귀로 감상’...전국 박물관·미술관 280곳서 특색있는 전시
김환기 그림 ‘손으로, 코로, 귀로 감상’...전국 박물관·미술관 280곳서 특색있는 전시
민병무 기자 min66@hankooki.com 승인 2023.05.02 19:28
‘2023 박물관·미술관 주간’ 5월 3~28일 개최
올해 ‘지속가능성과 웰빙’ 주제로 풍성 진행
‘2023 박물관·미술관 주간’ 홍보대사로 위촉된 프랑스 출신 방송인 파비앙과 환기미술관 김경희 학예사가 2일 김환기 화백의 상징도형 연작을 설명하고 있다.
ⓒ박물관·미술관주간 제공
[데일리한국 민병무 기자]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로 유명한 수화(樹話) 김환기(1913~1974) 화백의 작품을 손으로, 코로, 귀로 감상할 수 있는 특별한 전시가 열린다.
서울 종로구 부암동에 있는 환기미술관은 세대·계층·장애에 대한 사회적 갈등 해소와 인식개선 계기를 마련하고, 문화소외계층의 문화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시민참여형 무장애(배리어프리) 전시 ‘뮤지엄 가이드’를 진행한다.
이번 전시는 ‘2023 박물관·미술관 주간’을 맞아 전국 280곳의 박물관과 미술관이 참여하는 ‘함께 만드는 뮤지엄’의 일환으로 열린다. 공모를 통해 선정한 참여관들은 장애인·비장애인이 함께할 수 있는 무장애 전시를 비롯해 환경오염과 폐기물, 기후변화, 웰빙 등 ‘지속가능성과 웰빙’에 대한 고민과 해석을 담은 다양한 전시를 선보인다.
환기미술관은 김환기 화백의 작품을 매개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예술의 향 : 김환기의 예술세계’라는 큰 테마 아래 ‘포용하는 대지’(1층) ‘생동하는 숲’(2층) ‘영원의 하늘’(3층)의 3개 섹션을 선보인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장애인들이 소리와 향을 비롯한 다양한 감각으로 김환기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배려한 점이다. 본관 2층 입구 왼쪽 벽면에는 ‘점자’가 붙어있다. 시각 장애인들이 김환기의 그림을 읽을 수 있도록 점자로 친절하게 설명을 새겨 넣은 것. 이곳에는 김환기의 작품 중 그동안 비교적 조명 받지 못한 그림들, 특히 ‘플랜츠’와 같은 상징도형 연작을 전시하고 있다.
환기미술관 김경희 학예사는 “이집트의 상형문자와 엇비슷해 어린이들에게 인기가 높다”며 “그림이 걸려있는 높이도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평소보다 훨씬 아래에 걸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림의 표면이 볼록하게 솟아 있는데다 물감에 돌가루 등을 섞어 그렸기 때문에 표면이 까칠까칠하다”며 “이 그림들의 모형을 따로 만들어 관람객들이 촉각을 느껴볼 수 있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수화와 음성 설명도 준비해 김환기 예술세계에 입장한 모든 사람들이 소외되지 않도록 배려했다.
그림과 안성맞춤 케미를 이루는 음악도 계속 흐른다. 2014 소치 패럴림픽 음악감독 조용욱 작곡가가 김환기의 그림에서 영감을 얻어 작곡한 ‘영원한 노래’ ‘작품의 소리’ 등이 귓전을 맴돈다.
3층에 들어서니 코를 자극하는 향기가 가득하다. 좋은 냄새다. 지난 3월 시민 32명을 초청해 김환기의 ‘에어 앤 사운드 Ⅰ 2-X-73 #321’과 ‘에어 앤 사운드 Ⅱ 10-X-73 #322’ 등을 보여준 뒤, 작품 감상후의 느낌에 가장 잘 어울리는 향기를 고르도록 해 멋진 향기를 만들었다.
국립박물관문화재단 김용삼 사장(오른쪽)이 프랑스 출신 방송인 파비앙을 ‘박물관·미술관 주간’ 홍보대사로 위촉한 뒤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박물관·미술관주간 제공
한편 ‘2023 박물관·미술관 주간’이 문화체육관광부·국제박물관협의회 한국위원회(ICOM KOREA)·국립박물관문화재단이 주최로 5월 3일(수)부터 28일(일)까지 열린다.
올해는 ‘박물관, 지속가능성과 웰빙(Museums, Sustainability and Well-being)’을 주제로 지속가능한 경영(ESG), 기후 행동(Climate Action), 사회구성원의 정신건강과 사회적 고립 방지 등 국제사회가 지향하는 새로운 사회발전 패러다임에 대한 박물관·미술관의 사회적 역할을 모색한다.
2일 환기미술관에서 열린 개막식에서는 프랑스 출신 방송인 파비앙이 ‘박물관·미술관 주간’ 홍보대사로 위촉됐다. 그는 5년째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의 객원 전시해설사로 활동하고 있다. 국립박물관문화재단 김용삼 사장으로부터 위촉장을 받은 뒤 “인왕산 바로 밑 수성동 계곡에 살고 있다”며 “한국 역사와 미술을 사랑하는데 이렇게 홍보대사까지 맡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올해는 주요 프로그램으로 ‘지속가능성과 웰빙’을 주제로 한 특별전시 ‘함께 만드는 뮤지엄’(17개관)과 체험형 교육프로그램 ‘키워드로 만드는 체험프로그램’(19개관)을 운영한다.
‘함께 만드는 뮤지엄’은 실험적 방식의 전시를 기획해 박물관·미술관에는 시험 무대를, 관람객에게는 새로운 즐거움을 제공하기 위해 마련한 대표 프로그램이다. 공모를 통해 선정한 참여관들은 장애인·비장애인이 함께할 수 있는 무장애 전시를 포함해 환경오염과 폐기물, 기후변화, 웰빙 등 ‘지속가능성과 웰빙’에 대한 고민과 해석을 담은 다양한 전시를 선보인다.
국립박물관문화재단 김용삼 사장이 ‘2023 박물관·미술관 주간’ 개막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박물관·미술관주간 제공
환기미술관의 ‘뮤지엄 가이드’를 비롯해, 대구섬유박물관에서는 현대사회의 의류 폐기물에 대한 성찰과 지속가능한 의생활문화를 함께 모색하는 특별전 ‘최소한의 옷장’을 만나볼 수 있다.
한양대학교박물관은 특수하게 제작된 나무 결구 구조를 통해 탄소배출 감소를 도모하는 특별전 ‘치유의 파빌리온-나무를 쌓다, 나무로 자라다’를 서울 송현 광장과 한양대학교에서 선보인다.
헬로우뮤지엄, 가회민화박물관, 땅끝해양자연사박물관에서는 전래동화 ‘별주부전’에 착안해 기후위기 시대의 해양 생태 문제를 친근하게 소개하고, 한국만화박물관은 반려동물 인구 1500만 시대의 또 다른 가족인 반려동물과 함께 관람할 수 있는 전시 ‘반려짝꿍’을 마련했다.
‘키워드로 만드는 체험프로그램’은 올해 박물관·미술관 주간 주제를 해석한 3가지 키워드 ‘웰빙’ ‘그린뮤지엄’ ‘커뮤니케이션’를 활용한 체험형 교육행사다. 전국 19개 박물관·미술관에서 관람객들은 쓰레기 없는(제로웨이스트) 미술 활동 프로그램부터 악기 만들기, 강연·워크숍까지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경험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박물관·미술관 주간을 즐기고 참여할 수 있도록 온·오프라인 이벤트도 준비했다. 온라인에서는 참여 박물관·미술관이 가진 무궁무진한 이야기와 매력을 테마별 해시태그(#)를 달고 인스타그램을 비롯한 누리소통망(SNS)에 소개하는 ‘뮤궁뮤진’을, 오프라인에서는 전국 박물관·미술관을 관람하고 곳곳에 숨겨진 스탬프를 적립하면 적립실적에 따라 경품(박물관·미술관 기념품)을 제공하는 ‘뮤지엄꾹’을 진행한다. 아울러 올해는 우수 후기 작성자에게도 인기 있는 박물관·미술관 기념품을 선물로 증정할 계획이다.
https://daily.hankooki.com/news/articleView.html?idxno=9526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