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2024 박물관·미술관 주간’ 즐겨봤어요~
‘2024 박물관·미술관 주간’ 즐겨봤어요~
5월은 계절의 여왕이라는 별칭답게 화창한 봄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시기이다. 또한 가정의 달이라고 해서 여러 기념일도 많다. 이런 5월을 그냥 집안에서 보내기엔 왠지 억울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국민의 마음을 헤아리기라도 하듯 정부에서도 ‘2024 동행축제’, ‘2024 궁중문화축전’, ‘2024 박물관·미술관 주간’ 등 다양한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2024 박물관·미술관 주간’을 맞아서 전국 곳곳의 박물관, 미술관에서 체험, 여행, 공모전이 열리고 있다.
이번에 ‘2024 박물관·미술관 주간’을 즐겨보기로 했다. 공식 누리집에 접속해 보니 전국 곳곳의 박물관이나 미술관에서 열리는 정말 다양하고 풍성한 프로그램이 많다. 크게 3가지 카테고리로 나뉘어 있다. 체험 ‘뮤지엄×즐기다’, 여행 ‘뮤지엄×거닐다’, 공모전 ‘뮤지엄×그리다’가 있다. 그중에서 체험 ‘뮤지엄×즐기다’ 쪽으로 눈길이 갔다.
한지를 제작하는 체험을 한 뒤 돋보기로 한지의 재질을 살펴보고 있다.
행사들을 살펴보다가 시선을 사로잡는 키워드가 있었다. ‘한지’였다. 한지(韓紙)는 한국 전통 방식으로 제조한, 닥나무로 만든 종이를 뜻한다. 우리의 전통문화 중 의식주를 가리키는 한복, 한식, 한옥이 있다. 그런데 한지라니! 그동안 관심을 두지 않았던 한지에 대해서 알아볼 좋은 기회였다.
종이나라박물관에서 열리는 ‘종이길 탐험대’에 참여하기로 했다. 종이길 탐험대는 5월 2일부터 7월 20일까지 열린다. 조지서 터에서 세검정, 삼성출판박물관, 종이나라박물관에 이르기까지 종이길 탐험을 통해 400년간 우수한 한지를 제작해온 우리 선조의 삶을 느껴보고자 특별전시 연계 체험교육을 마련했다.
세검정초등학교 앞 정류장 뒤편에 ‘조지서 터’를 알리는 표석이 있다.
종이길 탐험대의 집결은 조지서 터가 있는 곳이다. 세검정초등학교 앞 정류장 뒤편에 표석이 있다. 과거에 건재했던 조지서 건물은 사라지고 조지서가 있었던 자리임을 알려주는 표석만 덩그러니 있다. 종이길 탐험대를 이끄는 박물관 직원과 담임교사의 인솔 하에 창신초등학교 5학년 학생들이 이곳에 도착했다.
조지서의 원래 이름은 조지소였다. 조지소는 국가에서 사용하는 종이를 만드는 관아였다. 1415년 태종 때 조지소(造紙所)란 이름으로 설치되었다가 1466년 세조 때 조지서로 이름이 바뀌었다. 이곳에서는 국가 문서에 쓰이는 표전지(表箋紙), 지폐용지인 저화지(楮貨紙)와 기타 서적 제작용 종이를 생산하였다. 그러고 보면 과거엔 종이가 귀해서 국가에서 종이를 제작하고 있었다.
세검정에 집결한 학생들이 너른 바위에 앉아서 세검정의 유래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있다.
조지서 터에서 5분가량 걸어서 세검정으로 이동했다. ‘동국여지비고(東國輿地備攷)’에는 ‘세검정은 열조(列朝)의 실록이 완성된 뒤에는 반드시 이곳에서 세초(洗草)하였고, 장마가 지면 해마다 도성의 사람들이 이곳에 와서 물 구경을 하였다’라고 적혀 있다. 세초는 사초를 물에 씻어 흐려 버리는 일을 뜻한다.
기록의 나라라고 불러도 좋을 조선에서는 사관이 왕의 일거수일투족을 사초에 기록했다. 사초의 기록을 근거로 조선왕조실록을 작성했다. 조선왕조실록을 완성한 뒤 사초를 없애는 작업을 한다. 이때 종이에 쓰인 먹물을 지우면 그 종이를 다시 쓸 수 있었다. 지금과는 달리 종이가 귀했던 시절에 종이를 아끼기 위한 고육책이었을 것이다.
!https://www.korea.kr/newsWeb/resources/attaches/2024.05/17/afterKakaoTalk_20240513_144932085_02.jpg
세검정 아래 계곡에서 학생이 종이를 물에 씻어내는 세초를 재현하고 있다.
세검정 아래 너른 바위에 앉아서 학생들은 세검정의 유래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그런 뒤 학생들은 각자 갖고 있었던 한지를 계곡물에 담가서 적신 뒤 조심스레 비닐봉지에 넣었다. 조선시대 사초를 쓴 관리들이 이곳에서 종이의 먹물을 씻어냈다고 한다. 학생들도 그 작업을 재현해 봤다.
!https://www.korea.kr/newsWeb/resources/attaches/2024.05/17/afterKakaoTalk_20240513_144932085_05.jpg
학생들이 삼성출판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는 옛 교과서를 유심히 살펴보고 있다.
이어서 삼성출판박물관으로 향했다. 삼성출판박물관은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인 직지심체요절을 발명하여 오랜 세월 출판 문화를 꽃피운 우리나라 출판·인쇄 자료를 발굴, 보관, 전시하는 공간이다. 박물관 앞에 닥나무가 떡하니 버티고 있다. 닥나무는 한지를 만드는 재료이다.
우리나라의 기록, 출판의 역사를 살펴봤다. 출판의 역사는 종이의 역사와 맞닿아 있다. 책을 만드는 기술도 발전해 왔다. 학생들은 과거의 교과서를 전시해 둔 곳에서 오래 머물러 있었다. 지금의 교과서와 비교하기 힘들 정도로 인쇄물이 아주 작고 조잡해 보였다. “옛날에 어떻게 이런 교과서로 공부했어요?”라면서 물어보는 학생도 있었다.
종이길 탐험대의 마지막 장소는 종이나라박물관이다. 이곳에서 한지를 만드는 체험을 했다.
마지막으로 종이나라박물관에 도착했다. 입구에 2024 박물관·미술관 주간을 알리는 세움간판이 있다. 평소 박물관이나 미술관에 무심했던 사람들도 이런 행사가 있다면 호기심을 가질 법하다. 강의실에 앉은 학생들은 세검정에서 물에 적셨던 종이를 꺼내 잘게 찢은 다음 새로 종이를 만드는 체험을 했다.
이어서 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면서 특별기획 전시물을 둘러봤다. 학생들은 진지한 눈빛으로 해설사의 설명을 경청하고 있다. 학생들 각자 자유롭게 전시물을 둘러보는 시간이 주어졌다. 종이로 된 책과 공책을 주로 접했던 학생들은 종이로 만든 공예품을 들여다보면서 신기해했다.
종이길 탐험대에 나선 학생이 종이를 재활용한 우리 조상들의 지혜에 감탄했다고 한다.
종이길 탐험대에 참여했던 학생의 소감을 들어봤다. “이번 종이길 탐험대에 참여하면서 우리 조상들이 종이를 아끼기 위해 노력했다는 사실을 알았어요. 세초를 통해 종이를 재활용할 만큼 종이가 귀했어요. 그런 종이로 글씨를 쓰는 것뿐만 아니라 가방, 밥상 등을 만들어서 썼다고 하니 조상의 지혜가 놀라워요”라고 말한다.
종이길 탐험대를 기획했던 종이나라박물관 김영애 학예실장에게 궁금했던 사항을 질문했다.
Q. 종이길 탐험대를 기획하게 된 취지를 알려주세요.
A. 종이나라박물관은 우리나라 종이와 종이접기를 비롯한 종이 문화예술을 알리기 위한 박물관입니다. 올해 한지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에 도전하는데, 우리의 우수한 한지를 알려야겠다는 생각에 ‘2024 박물관·미술관 주간’ 프로그램으로 기획했습니다.
한지를 만드는 체험을 하는 학생이 조심스레 한지를 뜨고 있다.
Q. 2024 박물관·미술관 주간에 참여하고 있는데?
A. 매년 박물관·미술관 주간 행사의 주제가 달라져요. 올해 주제는 교육과 연구를 위한 박물관이에요. 종이나라박물관은 가족 단위의 관객들이 많은 편이에요. 박물관에서 전시를 관람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이를 확장해서 교육적으로 연계하는 것에 대해서 고민해왔어요.
Q. 박물관·미술관 주간을 진행해보니?
A. 종이길 탐험대를 기획하기 전 설문조사를 했어요. 우리 문화에 대한 자부심이 강한 것은 알 수 있었지만 우리의 우수한 문화유산인 한지를 지켜내야 한다는 인식은 상대적으로 미흡한 것 같아요. 그런 점을 일깨워주는 게 필요하리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Q. 박물관·미술관 주간을 잘 즐기기 위한 조언을 한다면?
A. 박물관은 문화유산을 전시해 둔 공간의 역할만 하지 않아요. 관객들 눈높이에 맞춰서 어떻게 전시하고 또 교육적으로 전달할 지를 고심합니다. 그렇기에 전시 뒤편에 있는 연구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할애하고, 그 결과물로 전시나 교육을 한다는 점을 꼭 알아주시길 바랍니다.
2024 박물관·미술관 주간을 맞아 다양한 행사가 열리고 있다.
세상이 빠르게 디지털화해 가는 요즘 어린아이들은 종이 대신 액정 화면을 통해서 글자나 이미지를 보고 있다. 하지만 책장을 넘길 때 손으로 느끼는 감촉이야말로 아이들의 정서 발달에 꼭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종이의 역할은 분명히 있는 거라고 김영애 학예실장은 거듭 강조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국제박물관협의회 한국위원회(ICOM KOREA), 국립박물관문화재단과 함께 5월 2일~31일까지 전국 320여 개 박물관·미술관이 참여하는 2024 박물관·미술관 주간을 개최하고 있다. 국제박물관협의회가 박물관·미술관의 중요성과 사회 문화적 역할에 대한 대중의 인식을 확산하고 그 이해를 높이고자 매년 5월 18일로 지정한 ‘세계 박물관의 날’을 기념해 2012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2024 박물관·미술관 주간을 이용해서 전시, 교육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올해는 국제박물관협의회(ICOM)가 선정한 ‘교육과 연구를 위한 박물관’을 주제로 박물관·미술관 본연의 기능과 사회적 가치를 논의한다. 특히 지역 문화의 균형 발전을 위한 박물관·미술관의 역할에 대한 고민을 담아 지역 박물관의 참여를 확대하고, ‘로컬100’ 등 지역의 주요 문화공간을 고려한 여행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종이나라박물관에는 종이로 만든 각종 공예품이 전시되어 있다.
우리나라는 한류 열풍을 넘어서 이제는 K-컬처라는 신조어가 생겨날 정도로 전 세계인들을 매료시키고 있다. 저변에는 우리의 전통문화가 있다. 우리 조상들은 농사일로 심신이 피곤했어도 농사를 지으면서 노동요를 불렀다. 자연 풍경이 아름다운 곳에 정자를 짓고 시, 서, 화를 즐겼다.
동네에 있는 크고 작은 도서관을 수시로 드나들듯 이제는 박물관이나 미술관도 수시로 드나들면서 문화를 즐길 수 있어야 한다.
2024 박물관·미술관 주간 공식 누리집 : www.뮤지엄위크.kr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윤혜숙 geowins1@naver.com
출처 : 대한민국 정책 브리핑(https://www.korea.kr/news/reporterView.do?newsId=148929249)
등록 : 2024.05.17